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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변비, 치질·변실금 되기 전에 관장하라
보도일 2006.02.08
내용
가끔 변을 며칠째 못 봤다며 진료실을 찾아오는 연세 많은 단골 손님들이 있다.

“아, 글쎄 이 약 저 약 다 먹어봐도 변이 안 나오니 어째? 뒤가 꽉 막힌 것 같아 죽겠어.” “그래요? 진찰해 드릴 테니 우선 침대에 누워보세요.”
아니나 다를까, 단단하게 굳은 변이 또 직장에 꽉 들어차 막혀 있다.
“할머니, 혹시 관장해 보셨어요? 변이 잘 안 나오면 관장을 하시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아이구, 관장 자꾸 하면 습관된다며…. 그래서 안 했지.”
많은 이들이, 심지어는 의사조차 관장에 대해서 나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관장을 어쩔 수 없을 때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장항문 전문의들의 생각은 다르다. 필자가 여러 명의 대장항문 전문의들에게 “관장이 몸에 나쁘냐?”고 물었을 때 “나쁘다”고 대답한 대장항문 전문의는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필자를 비롯한 많은 대장항문 전문의는 관장이 때론 건강에 유익하다고 믿는다.

첫째 관장은 변을 쉽게 볼 수 있게 해주어 치질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며, 둘째 항문 괄약근이 약해져서 생기는 변실금 증상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 두 경우는 무리하게 힘을 주며 변을 보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변을 볼 때 반복적으로 힘을 무리하게 주면 항문주변의 혈관이 확장돼서 치질이 쉽게 발생한다. 게다가 항문 괄약근에 연결된 신경이 지나치게 늘어나서 괄약근을 조이는 힘이 약해지므로 변실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것보다 차라리 관장을 하는 편이 낫다.

관장은 대개 글리세린 용액을 사용하지만 요즘은 포스포소다 용액을 사용하기도 한다. 반복적인 약제 사용이 부담스러우면 온수 관장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온수 관장이란 말 그대로 따뜻한 물을 호스가 달린 주사기로 주입해서 관장을 하는 것이다. 요즘은 관장 기능을 겸비한 비데가 개발되어 온수 관장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다.

(강윤식·기쁨대항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