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방송
제목 | 애주가는 뒤가 불편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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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 | 2008.09.15 |
내용 |
애주가는 뒤가 불편하다
우리나라 직장인들, 술 없는 직장 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직장인들의 직업병은 치질이다. 과도한 음주는 치질을 발병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데, 항문 건강에 술이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Q 저는 40대 남자로 한 기업의 영업사원입니다. 나름대로 대기업이라는 곳에서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고 있지요. 그 비결은 술자리마다 빠지지 않는 적극성에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말 못할 고민이 생겼습니다. 요즘 변을 볼 때마다 피가 섞여 나오고, 항문도 좀 튀어나온 것 같고 아픕니다. 치질인 것 같은데, 혹시 술이 문제인건가요? 네, 술이 문제입니다.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촉매제이죠. 무슨 말인고 하니, 항문 통로 벽엔 가는 혈관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항문이 변으로 인해 손상되지 않도록 조물주의 배려라고 볼 수 있죠. 변이 나올 때 이 혈관들은 팽창하면서 푹신푹신한 쿠션처럼 변합니다. 이는 변이 나오면서 항문이 받는 힘을 완화해주는 기능으로, 평소에는 다시 수축한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술은 혈관을 팽창시키는 기능이 있다고 했죠? 변을 볼 때 항문은 이미 혈관을 팽창시킨 상태인데, 술을 마시면 과도한 팽창을 하게 됩니다. 이 팽창은 풍선처럼 부풀어 항문 내부 점막과 함께 늘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치질 중에서도 흔한 ‘치핵’이 됩니다. 이렇게 커진 혈관덩어리는 변을 볼 때 항문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혈관이 터져 출혈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Q 제 동기도 변을 볼 때 피가 나온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 친구도 치질인 것 같은데, 당사자는 직장암을 의심하던데요,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 출혈이 되면 직장암이 걸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충격을 받는 사람들이 있죠. 피가 보이면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스스로 출혈의 원인을 짐작해볼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피의 색깔이죠. 맑은 선홍색의 피면 조금은 안심해도 됩니다. 치핵이나 항문 통로의 피부에 상처가 생겨 항문이 좁아지는 치열 등의 질환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죠. 특히 치핵에서의 출혈은 양이 많은 경우가 있으니, 빈혈이 되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출혈이 자주 있는 애주가는 우선 금주를 하고 지혈제와 혈액순환제 등을 복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잦은 출혈을 내버려둬,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인의 반도 안 될 정도로 심한 빈혈이 생긴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선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치핵을 완치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이기 때문이죠. [강윤식 기쁨병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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