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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의 광장] 수면대장내시경, 여차하면 영영 못 깨어난다고?
보도일 2006.04.05
내용
수면대장내시경

수면대장내시경, 여차하면 영영 못 깨어난다고?

“이제 잠이 깨셨습니까?”
 “네? 아, 예. 제가 깜박 잠이 들었나 보네요. 그런데 검사는 언제 합니까?”

“이미 다 끝나셨어요. 결과도 좋으시네요.”

“네? 벌써요? 저는 하는 줄도 몰랐는데….”

수면내시경 회복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대화 내용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과거 가장 아픈 검사 중 하나였다. 내시경으로 대장 속을 샅샅이 살펴보려면 손가락 굵기의 튜브가 구불구불한 대장 속을 통해 배 속을 한 바퀴 돌아서 1m 이상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작용시간이 짧고 효과가 좋은 진정제가 개발돼 환자들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환자는 마치 깊은 잠이 든 것 같은 느낌만 갖는다.

수면을 유도하는 진정제는 결과적으로 호흡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추게 된다. 환자는 잠을 잘 때와 거의 같은 상황이 된다. 때론 호흡 속도가 예상 밖으로 너무 느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수면내시경을 했는데도 아팠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와 같은 불의의 사고를 우려한 의사들이 진정제를 너무 조금 투여하면 환자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

환자들 중에는 “수면내시경은 위험해서 영원히 못 깨어 날 수 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는데 지나친 걱정이다. 진정제를 충분히 투여하더라도 마취과 전문의 등이 환자상태를 면밀히 관찰한다면 위험한 상황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진정제는 마취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면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호흡이 느려지는 등 이상 조짐이 나타나면 곧바로 흔들어 깨우면 된다. 호흡은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고 환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대장암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급속도로 증가하는 암이다. 한국 중앙 암등록본부의 통계에 의하면 1999~2001년 대장암 발생률은 전체 암 중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다른 암과 달리 대장암만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있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암으로 넘어가기 전에 대장 용종이라는 양성 종양 상태로 몇 년을 지낸다. 이것을 절제하지 않고 놔두면 대부분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용종을 미리 절제하면 대장암으로 진전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2002년 미국립암센터(NCI)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미국내 백인들의 대장암 발생률은 1990년에 비해 15% 포인트 감소했다. 그 원인은 근래 활발히 시행된 대장 용종절제술이 때문이었다. 대장 용종은 우리나라에서도 40세가 넘은 사람 중 네 명당 한 명의 비율로 발견된다. 때문에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지금 현재 여러분의 대장 속에도 “빨리 저를 발견해서 잘라내 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있는 대장 용종이 있을지 모른다.

기쁨병원. 강윤식원장